2. 타임 패러독스#
시간여행에는 일종의 역설(패러독스)이 있다. 그가 누군가를 살리고자 과거로 갔다면, 그가 과거로 간 인과적 이유는 그 누군가의 ‘죽음’ 때문인 것이다. 그가 그 누군가를 살리면, 그 자신이 과거로 돌아올 이유가 사라진다. 그는 애초에 돌아오지 않았어야 할 상태가 되는 것이다.
이 간단한 도식을 ‘욕동’에 기입할 수도 있으리라. 현실(진실)도피를 위한 욕동은 결핍 때문에 일어난다. 그 자신의 욕동의 대상이 현실에 없기 때문에 그것을 바라는 것이다. 이상이 왜 이상인가. 현실이 아닌 까닭이다. 그가 ‘진실임직함’ 속에서 ‘진실’을 추론하는 게 아닌, ‘진실이기를 원함’에서 ‘진실’을 배제하려 하는 순간, 그는 바로 이 역설에 빠진다. 그가 그토록 ‘주인공’이기를 바라는 바로 그 이유는, 그 누구보다 그 자신이 바라봤을 적 결코 스스로 주인공이 아닌 까닭이겠으므로, 도무지 이 타임 패러독스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.
그 누구보다 그의 ‘진실이기를 원함’이, 그의 ‘욕동’이 증명하는 것이다.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‘진실’로부터 도망치는 것이라는 것을.